
할아버지와 손자
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이 들어
행동거지가 불편할뿐 아니라
제대로 보거나 듣기가 불편하셨다
이빨도 없어 식사할 때는 입에서
음식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참다못한 아들과 며느리는
할아버지의 음식을 더 이상
식탁에 올려놓지 않고 할아버지 혼자 먹게 했다
처음에는 컵에 음식을 담아서 주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컵을 바닥에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났다
며느리는 '늙은이가 집안 세간을 더럽히고
컵을 깬다'고 투덜거리면서
다음부터는 싱크대에 밥을 담아 주겠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다
어느 날
남편과 아내는 아들이 마룻바닥에 앉아
나뭇조각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가 물었다
"얘야, 뭘하고 있니 ?"
그러자 아들이 대답했다.
"아빠, 싱크대를 만들고 있어요
아빠와 엄마가 늙으면
밥 담아 드리려고요."
남편과 아내는 늙은 아버지를
무례하게 대한 데서 오는 부끄러움과
자책감이 밀려 들어 눈물을 하엄없이 흘렸다
그후로
아들과 며느리는 할아버지를
식탁에 앉히시고
정중히 시중을 들어 드렸다
- 옮겨온 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