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인연/탑골노인작품

귀속말/손병영

무너미 2009. 12. 1. 22:25

 귀속말/손병영

 

귓속말

                                                    손병영

 

둘 사이 오고간 귓속말이

징검다리 뛰어 넘고 강 건너 갔다

 

바람에 묻어 산을 넘고 산 넘어 마을로 나들이 가고

무료(無聊)한 사람들 입맛을 다신다.

 

모른 척 하고 입 다물면 없던 일이 되어 조용하련만

귀와 귀 사이 소란 떨고 다닌다.

 

너와 나 사이 둘만의 이야기를

바람이 듣고 돌아다니고

나는 새도 조잘 되고 아는 척 한다.

 

세상에 흘린 말 한마디

흰 것이 누렇게 변했다가 붉어졌다가

푸르게도 변하는 물감 한 방울

 

안다는 것이 입 간지러워

쉬! 쉬! 하다가 끝내 찢기어 터져 버렸다.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 대동제 시화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