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인연/우리얘기

술 한 잔 하고 싶은데

무너미 2010. 5. 26. 06:52

 

 

술 한 잔 하고 싶은데

 

길을 가다가 너무 좋으면

천천히 가고 싶은데 노래하고 춤추며 놀다 가고 싶은데

매정한 세월은 꿈도 꾸지마라 하네

 

길을 가다가 너무 좋으면 쉬어 가고 싶은데

옛사랑 몰래 불러 어떻게 사셨는지 물어보고 싶은데

조교 같은 시간은 그냥 가슴에 담아가라

호통이네

 

길을 가다가 너무 좋아 술 한 잔 하고 싶은데

두 손 가득 움켜진 막걸리 사발은 사시나무로 떨고

목으로 넘기는 건 긴 한숨 한 모금 뿐

 

길을 가다가 참말로 좋아 소리쳐도

풀잎에 앉아 졸고 있는 이슬 한 방울

이젠 떨 구지도 못 하겠네

 

길을 가다가 참말로 좋아 놀다가고 싶은데

시간은 저만치서 언덕을 넘고

그 시간에 묶여 뒤 돌아 보는 친구들을 보았다네

 

흐릿한 눈가에 또럿히 달라붙는 참말로 아름다운 사랑

돌아가 다시 이 길을 걸어올 수만 있다면

어느 것도 흘리지 않고 폼나는 사랑 해보고 싶네

미치겠네, 나 이렇게 미치다

 

- 옮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