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으면 더워? 이불은 억울하다
땀 흡수해 덮을수록 시원한 '여름 이불' 고르는 법 시원하게 자고 싶다고? 그러면 이불을 덮으시라. '덮으면 덥다'는 건 오해다.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의 고도담 연구원은 "땀을 잘 흡수해주는 이불을 덮으면 오히려 시원하다"고 했다.
▲고를 때는 대표적인 여름 이불 소재는 마 섬유의 일종인 모시·삼베와 인견(人絹), '지지미' 원단이 있다. 모시와 삼베는 촉감이 차갑고 빨리 말라 위생적이다. 삼베는 대마를 성기고 거칠게 가공한 섬유라 따끔거릴 수 있으므로 피부가 약한 사람에게는 안 맞다. 원단 특성상 염색이 골고루 잘 먹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색상이 균일한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올이 풀린 곳이 없는지, 틈새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말자. ▲ 7월의 햇살을 받고 있는 여름 이불들. 왼쪽부터 삼베(더플레이스), 삼베(한샘), 폴리에스테르와 레이온 혼방(한샘) 이불. 오른쪽 두 제품은 지지미 원단의 이불(이브자리)이다.
천연펄프에서 인위적으로 뽑아낸 비단이라고 해서 '인견'이라 불리는 레이온 소재는 은은한 광택이 돌아 멋스럽게 꾸미기에 좋다. 누비면 처리가 된 경우, 되도록 누빔이 꼼꼼한 것이 시원하고 관리하기에도 좋다. 혼방된 제품은 시원한 느낌이 다소 떨어진다. 가능하면 100% 레이온을 선택하자.
몸에 닿는 면적이 작아야 시원하다는 원리를 이용한 소재가 일명 '지지미' 원단이다. 표면을 올록볼록하게 가공한 소재로, 순면 또는 면 혼방 원단에 열처리를 한 후 수축시켜 만들었다. 불로 지진다 해서 이름이 '지지미'가 됐다. 삼베나 모시보다 시원한 느낌은 떨어져도 감촉이 부드럽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어느 소재를 선택하건 복잡하고 작은 무늬보다는 단순하면서 큼직하고 일정한 무늬가 들어간 제품이 한결 시원해 보인다. 세탁을 자주 해야 되니까 자수나 레이스 등 섬세한 세공이 들어간 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세탁할 때는 땀에 젖은 이불을 '소독'하겠다고 뜨거운 물로 세탁하면 변형·변색되기 쉽다. 반드시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로 빨자. 모시나 삼베는 샴푸나 중성세제로 손세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삼베는 빨기 전에 풀기를 완전히 빼야 한다. 쌀뜨물이나 비눗물에 하룻밤 정도 푹 담가 두면 풀기가 빠진다. 울 샴푸, 중성세제, 린스 등을 푼 물에 푹 담갔다가 손으로 주물러 헹궈 그늘에 말린다. 합성세제를 넣으면 염색된 무늬가 빠지기 쉽다. 모시 이불은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빨아야 땀에 상하지 않는다. 인견은 세탁기에 빨아도 괜찮다. 세탁망에 넣어 울코스로 빨자. 펄프 소재라 물에 약해 물빨래를 하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가능하면 처음 한두 번은 드라이클리닝하는 것이 좋다. 지지미는 물이 빠지기 쉽기 때문에 30분 이내에 빤다. 세탁기에 돌려 햇볕에 잘 말리면 된다.
▲보관할 때는 부피가 작은 여름 이불은 돌돌 말아 묶은 후 숯을 넣어두면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오래된 이불 냄새도 없앨 수 있어 일석이조다. 침구를 넣어둔 장롱문은 가능하면 자주 열어주자. 환기가 돼야 습기가 덜 차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삼베는 빨고 나서 풀을 먹이지 않은 상태로 다림질을 한 후 창호지에 싸서 보관한다. 오래 보관할 때는 풀을 제거해야 해충이 생기지 않는다. 모시 이불은 세탁 후 다림질을 해두면 보푸라기가 잘 생기지 않는다. (도움말: 까사미아, 더플레이스, 이브자리, 한샘)
● 3만~30만원 '천차만별' 이불값… 뭐가 다르기에? '모시 이불 세트'가 3만7900원? 옥션이나 G마켓 등 인터넷 장터에는 브랜드 세트 가격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제품이 많이 올라와 있다. 3만원대 모시·삼베 세트와 30만원대 세트는 무엇이 다를까?
저가 세트는 대개 원단이 중국산이다. 중국산이라고 반드시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가격이 낮으면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저가 제품은 가공 과정에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수십만원대 브랜드 제품은 수축 방지 가공·유연 가공·위생 가공·항균 가공 등 품질 향상을 위한 여러 차례의 가공을 거친 후에 시판된다. 저렴한 제품은 이들 중 일부 과정을 생략해 단가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 이브자리의 고도담 연구원은 "화학 약품 처리를 했을 경우 시판 전에 10회 정도 빨아야 유해 성분이 빠져나가는데 저렴한 제품은 서너번만 빨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료 출처:조선일보 (2010.7.28)/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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