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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만의 해후 / 고려불화대전

무너미 2010. 10. 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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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에서 모은 66점의 불화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700년만의 해후라는 특별전의 애틋한 부제가 붙어 있는 특별 전시다.
1000년전의 사랑은 흔히 들어왔지만
700년만의 해후라는 문구가 갖는 매력이 만만치 않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으로 손꼽히는 고려불화는
특이하게도 한국엔 별로 남아있지 않고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그러니 평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작품들의 전시인 셈이다.
고려 청자도 그토록 뛰어나니 불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어떻게 보색관계인 붉음과 청록이 그토록 화합 속에 무르녹으며
극세필의 공력, 화려한 문양과 채색이 한 울림 속에 침잠할 수 있는지...
고려불화는 이렇듯 스케일과 밀도에서 모두 탄탄한 구성을 보여주며
높은 예술성과 함께 깊은 숭배감을 자아낸다.


고려불화를 직접 관람한 것은
작년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 전시되었던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월관음도]가 최초였다.
리움미술관에서도 몇몇 작품을 본 기억은 나지만
작년에 처음 접했던 [수월관음도]는
그런 작품들과는 비교 대상이 아닐 정도로 훌륭했다.


관음보살이 바닷가의 바위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아래쪽의 동자를 바라보는 장면을 그린 고려불화를
일반적으로 수월관음도라고 부른다.
이러한 수월관음도의 모습은 관음이 보타락가산에서
선재동자의 방문을 받아 가르침을 준다는 내용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또한 관음보살의 모습이 물에 비친 달처럼
고요하고 아름답다고 하여 [수월관음도]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투명한 베일과 섬세한 문양의 표현,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채색법은
고려불화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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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 113.7×55.2cm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 / 이번 전시 작품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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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 110.0×57.7cm / 일본 단잔진자 소장 / 상단 확대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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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잔진자 소장 수월관음도 하단 확대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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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 142.0×61.5cm / 일본 센소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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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 상단을 확대한 부분] 

 

 

이번 전시작품중 가장 관심을 많이 끌었던 작품이다.

특히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는 일본 현지에서도 공개하지 않아
일본 학자들조차 보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다.
확실히 일본인들의 심미안이 조선인들 보다는 뛰어 났씀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많은 국보급 예술작품들이 왜 일본에 넘어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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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보살좌상 / 높이 38.5cm / 고려 14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감시하는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도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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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레임으로 흥분되어 막상 전시장안으로 들어간 순간
작품을 보호한다는 미명아래 컴컴한 조명으로 인해 실망감이 앞섰다.
아무리 바짝 다가가도 작품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복제품이라도 만들어 밝은 조명아래 따로 전시를 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움을 뒤로한채 컴컴한 속에서도 두눈을 부릅뜨고 천천히 감상하던중
전시실 중간즈음에 전시되어있는 관음보살좌상 앞에 우뚝 서고 말았다.


다른 부처와는 달리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올려놓은 채,
왼손을 바닥에 짚고 있는 관음보살상이었다.
어찌 저리 도도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과 일본의 불화도 전시가 되었는데
고려의 불화와 비교해보면 바로 그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의 불화와도 많은 차이가 나므로 직접 관람을 권하고 싶다.
아쉽지만 박물관을 나서면서 다시 민들레 꽃씨처럼 흩어질 고려불화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먹먹하고 애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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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에서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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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의 도상 / 도록에서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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