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시
소금이 온다.
무너미
2013. 1. 14. 05:22
[가슴으로 읽는 시] 소금이 온다.
소금이 온다.
소래 갯골 폐염전에 남아 있는 소금은 평생 뭍을 그리워한 바다의 유언이다. 북서풍이 말려놓은 문장 속에는 턱뼈를 꽉 물고 떨리는 손목으로 써내려간 각진 어휘들 천년을 뒤척이다 뭍에 오른 지조 높은 고독의 결정체가 보인다. 부패한 시속을 염장하던 폐염전에 서해의 유지를 받든 염부의 가래질과 순장된 햇살들 지금도 북서풍을 가로질러 무너진 토판 위로 유언은 서해에서 하얗게 문장으로 온다. 죽어도 못 잊겠다는 그 말
-김주대(1965~ )
뭍을 그리워한 바다가 일생(바다의 일생이란 도대체 몇 억겁일까?) 간절히 그리워한 결과가 소금이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바다의 유언'이 아닐 수 없다. 나의 학창 시절 교훈이 '빛과 소금'이었으니 세상을 썩지 않게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었다. 소금, 아주 조금,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이나 결코 그것 없이는 모든 생명이 생존할 수 없는 것이니 물질로서도 그렇고 상징으로도 금은보화에 비하랴. '지조 높은 고독의 모습'을 소금에게서 본다. 그것은 '양심'이라는 것이겠다. 정직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그것만은 믿고 싶다!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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