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빠지면 어쩌려고
가슴으로 읽는 동시 자빠지면 어쩌려고
자빠지면 어쩌려고
선생님이 엊그제 입학한 꼬마들을 데리고 구령대 쪽으로 걸어갑니다.
뒷걸음으로, 뒷걸음으로 호루라기를 불며 걷습니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맨 앞줄 꼬마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선생님! 자빠지면 어쩌려구요 나처럼 앞을 보고 걸으세요."
―박예자(1939~ )
▲유재일
엄마가 챙겨준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입학하는 일학년을 보면 참 귀엽다. '하나, 둘!' 선생님 구령에 맞춰 '셋, 넷!' 아기 오리처럼 줄줄이 걸어가는 일학년, 선생님 묻는 말에 답을 몰라도 큰 소리로 저요, 저요, 손부터 드는 일학년, 선생님 졸졸 따라다니며 엄마 부르듯 '선생님, 선생님!' 부르기 바쁜 일학년, 때 묻지 않은 손수건처럼 천진한 일학년이 어찌 귀엽지 않으랴.
선생님이 몸의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질까 봐 걱정이 되어 종달새 같은 입으로 '자빠지면 어쩌려구요. 나처럼 앞을 보고 걸으세요' 하고 큰 소리로 말하는 천진한 아이가 꼬옥 안아주고 싶도록 사랑스럽다. 천사 같은 아이들이 저런 고운 마음 오롯이 간직하고 자라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바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준관 |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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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은 글
인생의 두가지 수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한 가지 일로 너무 상심하지 마라.
인생, 많은 수 있는 것 같으나 딱, 두가지 밖에 없다.
이런 수 하나, 저런 수 하나 그 뿐이다.
- ‘머물지마라 그 아픈 상처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