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우리가 봄을 느낄 때
무너미
2014. 3. 1. 09:21
가슴으로 읽는 동시 우리가 봄을 느낄 때
우리가 봄을 느낄 때
진달래 개나리보다 우리 마음에 더 먼저 찾아오는 봄소식은?
책가방 속에 빠닥빠닥한 새 책과 새 공책 뾰족한 연필과 때 안 묻은 지우개지.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보다 더 반가운 봄소식은?
4학년 3반에서 와글와글 떠드는 우리 반 새 친구들이지.
그럼, 봄이 가장 좋았을 땐 언제야?
그건, 우리 학교에서 제일 인기 많은 선생님 숙제도 제일 쬐금, 제일로 안 무서운 이나영 선생님이 우리 반 선생님이 되었을 때지.
-이혜용(1976~ )
새 학년이 되어 새 교실, 새 친구, 새 선생님을 만나면서 아이들의 봄은 시작된다. 아이들에게 3월은 새로 받은 교과서의 책 냄새 같은 달이다. 책가방 속에는 아직 한 줄도 읽지 않고 쓰지 않은 빠닥빠닥한 새 책과 새 공책이 들어 있다. 뾰족한 연필과 때 안 묻은 지우개가 들어 있다. 진달래와 개나리보다 더 향긋한 새 책과 새 공책 냄새, 그것은 아이들에겐 봄의 냄새다.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보다 더 반가운 새 친구들, 마음에 쏘옥 드는 새 선생님, 그것처럼 아이들에게 반가운 봄 소식이 어디 있으랴.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학교 담장에 개나리꽃이 필 것이다. 교문 앞에는 병아리 장수와 솜사탕 장수가 찾아오고 아이들은 병아리보다 더 삐악거릴 것이다. 봄 햇살처럼 부푼 솜사탕을 손에 들고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갈 것이다.
이준관 |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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