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4. 6. 23. 07:14

 

 

가슴으로 읽는 시 들녘

 

들녘

 

냉이 한 포기까지 들어찰 것은 다 들어찼구나.

네 잎 클로버 한 이파리를 발견했으나 차마 못 따겠구나.

지금 이 들녘에서 풀잎 하나라도 축을 낸다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질 것이므로

 

―정채봉(1946~2001)

 

            ▲박상훈

동화 작가 정채봉 선생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남긴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에 실려 있는 짧은 시이다.

 

이 생명세계는 한껏 차서 가득한 상태에 있다. 서로 잘 어울리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에 있다. 들에 나가서 운 좋게 눈에 언뜻 띈 네 잎 클로버. 그러나 그 네 잎 클로버를 잡아떼서 취할 생각을 버린다. 클로버를 취하면 팽팽한 균형과 조화가 깨지기 때문이다. 차서 가득한 상태에서 모자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기울지 않고 평평하던 상태가 틀어지기 때문이다.

 

풀꽃, 물고기, 새, 벌레, 돌멩이 어느 것 하나 그냥 있는 것은 없다. 이들은 숨 쉬고 활동하며 거대한 화엄(華嚴)의 세계를 이룬다. 화엄의 세계 안에서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 물론 낱낱의 생명이 주인이다.

문태준 | 시인

 

[출처] 프리미엄조선

 

오늘의 좋은 글

 

의지

이대로 살면 정해진 운명대로 살 수 밖에 없다.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하면 운명의 강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 있다. 거대한 운명도 사람의 의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뼘씩 자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