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5. 8. 8. 06:07

[가슴으로 읽는 동시] 내 별

 

내 별

 

할머니!

저 별들 중

어느 게 내 별이야?

 

으응, 니 별?

니 별은 니가 볼 수가 없제.

니가 잠들어야 나오거던.

니 별이 동무들하고

쪼매라도 더 놀게 할라먼

니가 빨리 자야제.

 

나 잘게.

빨리 나와 놀아.

 

별아,

내 별아!

 

김상욱(1961~)

            ▲일러스트 : 송준영

 

별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여름밤일 것이다. 하늘 가득히 떠 있는 별을 보고 '별 하나 나 하나' 별을 세며 잠들던 어린 시절. '저 별은 엄마 별, 아빠 별, 내 별' 하며 별 하나씩을 차지하고 잠들던 그 시절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이 동시를 읽으면 별을 보며 놀다 잠들던 여름밤이 새삼 그리워진다.

 

할머니에게 '저 별들 중 어느 게 내 별이야?' 하고 묻는 눈이 별처럼 초롱초롱한 아이, 그 아이를 잠재우려고 할머니가 '니가 잠들어야 별이 나와 논다'고 말하는 정경은 여름밤의 별처럼 아름답고 흐뭇하다. 아마 아이는 할머니 무릎을 베고 잠들었을 것이다. 아이가 잠들자 조그만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저희끼리 시시덕거리며 놀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깜빡 졸기라도 하듯 별똥별 하나 산 너머로 떨어졌으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