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5. 8. 19. 05:48
[가슴으로 읽는 동시] 꽃밭
꽃밭
해바라기
봉숭아
채송화
키대로 자리 잡았다
금잔화
백일홍
국화
철 따라 꽃 피운다
제 모양
제 빛깔
제 향기로
사이좋게 산다
한 울타리 안에서
―이경애(1950~ )
▲일러스트 : 이철원
꽃들이 가장 예쁘게 보이는 때는 여럿이 어울려 모여 피어 있을 때이다. 여러 꽃들이 '제 모양, 제 빛깔, 제 향기'로 어울려 피어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키대로 자리 잡은 해바라기는 해처럼 의젓하고, 봉숭아는 손톱에 물들여주는 엄마처럼 다정하고, 채송화는 머리 맞대고 소꿉놀이하는 아이들처럼 귀엽다.
철 따라 피어나는 꽃들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꽃밭의 꽃들은 예쁜 꽃 달력처럼 철 따라 피어 계절을 알려준다. 한울타리 안에서 한가족처럼 사이좋게 사는 꽃들은 언제 보아도 정겹고 사랑스럽다. 그러기에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손바닥만 한 꽃밭이라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가꾸는 것이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