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별표 다섯 개
무너미
2016. 3. 23. 07:03
[가슴으로 읽는 동시] 별표 다섯 개
별표 다섯 개
산골 할머니 집 밤하늘
초롱초롱 별이 가득하다
할머니는 어쩜 저렇게 많은
별들을 받았을까
“참 잘했어요!”
다섯 개의 별표를 선생님께 받으려면
얼마나 애를 써야 하는지 모르는데
저렇게 많은 별을
하느님께 받은 할머니는
한낮을
어떻게 보냈는지
둘러보면
거두어들인 곡식들이
마당 가득 방 가득
별처럼 총총히 쌓여 있다
할머니는 당연히 별표 다섯 개다
―김시민(1967~ )
▲일러스트 : 이철원
밤하늘에 별이 가득한 시골 할머니 집, 그 많은 별들을 할머니가 하느님께 받았다는 동심적인 생각이 참 재미있다. 거두어들인 곡식들이 마당 가득, 방 가득 별처럼 총총히 쌓여 있어서 할머니는 '당연히 별 다섯 개다'라는 발상에도 미소가 머금어진다.
할머니는 그냥 별표 다섯 개를 받은 것은 아닐 터이다. 저렇게 많은 별을 하느님께 받기까지는 별처럼 많은 땀을 흘렸을 것이다. 어쩌면 할머니는 별표 다섯 개를 받기 위해 봄에도 별 같은 씨앗을 고르고, 그 씨앗을 뿌리기 위해 밤하늘 같은 밭을 일구었으리라. 우리 사회에도 '당연히 별표 다섯 개'를 받아야 할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