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6. 4. 27. 07:11
[가슴으로 읽는 동시] 헬리콥터
헬리콥터
학교 끝났다, 오버
신발주머니 가방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며
달린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발이 땅에서 떠오르는 아이들
모두 다
헬리콥터 되어
난다, 난다
신난다
―이병승(1966~ )
▲일러스트 : 이철원
아이들은 신바람이 참 많다. 등굣길의 아이들을 보면 무슨 할 말들이 그리 많은지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학교에 간다. 가방에 신발주머니에 신바람을 가득 담아 학교에 간다. 이런 아이들이기에 공부 시간에도 뛰어놀고 싶어 얼마나 발바닥이 근질거렸을까. 또 얼마나 엉덩이는 들썩거렸을까.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등굣길에 담아갔던 신바람을 풀어낸다. 그래서 두두두두 발이 땅에서 떠오른다. 헬리콥터가 되어 신나게 날아간다. 이렇게 신바람이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가두어둘 수 있으랴. 신바람이 나서 하늘을 나는 아이들, 발이 땅에 붙어 있을 새 없이 방방 뛰어노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 또한 신바람이 나는 것이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