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6. 8. 31. 16:48

[가슴으로 읽는 동시] 수련밭에서

 

수련밭에서

 

개구리는 수련잎을

왜 그리 좋아할까?

 

갈라진 잎 모양이

제 입을 닮아서야!

 

잎새에

냉큼 기어올라

이리 폴짝 저리 펄쩍.

 

수련잎의 저 개구리

우리 아기 닮았다

 

엄마 무릎에 올라

재롱을 떠는 내 동생

 

짝짜꿍

손뼉 소리에

수련밭이 물결친다.

 

김효안(1959~ )


인상파 화가 '모네''수련 연못'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수련이 핀 연못은 평화롭고 아름답다. '청순한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진 수련꽃도 아름답지만 물 위에 뜬 수련잎 또한 아름답고 신비롭다. 수련잎에는 수련잎을 닮은 청록색 개구리가 앉아 있거나 폴짝 뛰며 노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개구리는 영락없이 '아기'를 닮았다. 너른 수련잎 '엄마 무릎'에 앉아 '짝짜꿍 손뼉 치며 재롱을 떠는' 개구리 소리에 푸르게 물결치는 '모성과 동심의 수련밭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파란 하늘이 얼비치는 수련잎에 개구리뿐만 아니라 왕잠자리도 날아와 앉을 때쯤이면 수련밭은 가을의 소리로 수런거리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