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6. 11. 2. 18:51

[가슴으로 읽는 동시] 비 갠 하늘



일러스트 : ?

비 갠 하늘

 

비 갠 하늘은

어찌 저리 예쁜지

구름이 얼룩 될까

못 지나가네.

 

비 갠 하늘이

너무 깨끗해

새들도 티 될까 봐

못 지나가네.

 

저 파란 하늘이

내 마음이라면

욕심조차 부끄러워

못 지나가겠네.

 

이오자 (1960~)


가을 하늘은 참 맑다. 비에 씻긴 가을 하늘은 더 맑고 깨끗하다. 박두진 시인이 '하늘'이라는 시에서 "나는 하늘을 마신다/자꾸 목말라 마신다"라고 노래했듯이 흠뻑 마시고 싶을 정도로 가을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

 

가을은 하늘이 가장 예쁜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엔 자꾸 하늘을 쳐다보게 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나 보다. 맑고 깨끗해서 '구름도 얼룩이 될까' 못 지나가고, '새들도 티가 될까 봐' 못 지나가는 '비 갠 하늘'. 그처럼 맑고 깨끗한 '하늘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어 가을에는 아이들도 코스모스도 자꾸만 하늘을 향해 발돋움한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