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2016. 12. 7. 08:02

[가슴으로 읽는 동시] 아가 구두

 

아가 구두

 

구두를 만드시는

아저씨 댁에 놀러갔어요

 

오늘은

아가 구두를 만드시네

 

조그만 창가에 앉아

반짝이는 햇살을 바늘에 꿰어

가죽을 잇고

동그란 웃음을 엮어

리본을 다시네

 

요렇게 예쁜

구두를 신을 아가는 좋겠네

방글방글 정말 좋겠네

 

김미영 (1964~ )

              일러스트 : 이철원


아가가 클 때는 모든 게 놀랍고 신기하다. 옹알이와 배밀이도 신기하지만 아가가 서서 걸을 때가 가장 신기하다. 엄마 손 잡고 걸음마를 배우다가 아가가 혼자 걷기 시작했을 때, 그러다가 조그만 발에 딱 맞는 구두를 신고 아가가 첫 나들이를 했을 때, 엄마의 기쁨과 행복은 말로 하기 어렵다.

 

구두 만드는 사람도 아마 가장 행복할 때가 아가 구두를 만들 때이리라. '햇살을 바늘에 꿰어 가죽을 잇고/ 동그란 웃음을 엮어 리본'을 달아 만든 구두. '아가의 구두'는 잘 익은 빨간 자두 열매처럼 예쁠 것이다. 아가가 구두를 신고 걸으면 길도 반짝반짝, 세상도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 http://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