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둘이서 함께
무너미
2017. 1. 25. 20:23
[가슴으로 읽는 동시] 둘이서 함께
둘이서 함께
밥을 먹기 전에
톡
반찬을 집기 전에
톡
젓가락 두 짝을
나란히 세워 보는 건
누구 키가 더 큰가
재보는 게 아니야
둘이서 함께
마음을 맞추고
둘이서 나란히
생각을 맞추라는 거야.
―문성란(1954~ )
▲일러스트 : 이철원
밥과 반찬을 집기 전에 젓가락을 밥상 위에 '톡' 나란히 세우는 건 마음과 생각을 맞추는 거란다. 무감각했어라. 젓가락질 의미가 이러한데도 아무 생각 없이 밥상 앞에서 그저 우적우적 먹는 데만 신경을 썼으니.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남달리 보고 그 의미를 캐낸 시인의 시선이 날카롭고 푸르다. 푸른 시선이 만든 동심의 젓가락질! '톡 톡' 맘 맞추기 젓가락질을 잘하는 어린이가 늘어났으면…. 설날엔 생각을 맞춰 지내는 형제와 자매, 이웃, 친구, 부모 자식이 '톡 톡' 불어났으면…. 어린이에게 이런 협력 의식을 심어 주는 것도 무의미하지는 않으리라.
박두순 동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