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학교 종의 노랫소리
무너미
2017. 3. 8. 08:46
[가슴으로 읽는 동시] 학교 종의 노랫소리
▲일러스트 : 이철원 | 학교 종의 노랫소리
종이 소리치는 거 봤니 종이 야단치는 거 봤니 종은 그저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운동장에서 와글와글 바글바글 노는 아이들을 한꺼번에 모아들이지.
―오한나(1970~ )
종이 힘도 세다. 운동장에서 와글와글 바글바글하던 아이들을 한꺼번에 교실로 불러들이니. 소리치지도, 야단치지도 않고 노는 아이들을 단번에 모으니! 그 힘은 어디서 왔나. |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노래에서 흘러나왔다. 종의 힘은 부드러움과 노래다, 고함지르지 않고 꾸짖지 않는 사랑이다. 시인은 그 힘의 위력이 어떤지를 우리 가슴과 귀에 입력하려고 이 시를 썼으리라. 학교는 사랑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것도 애써 말한 게 아닐까.
그 옛날의 학교 종은 노래가 아닌 '땡땡땡' 쇳소리로 공부 시작과 끝을 알렸다.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라는 교훈 섞인 노래를 부르게 했다. 지금과 비교해 보면 참 많이도 다르다. 이제 새 학년이니 종아, 아이들이 더 즐겁도록 외침 아닌 그저 부드러운 음성으로 노래 불러다오.
박두순 동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