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모범 공장을 찾아라
무너미
2017. 4. 5. 09:25
[가슴으로 읽는 동시] 모범 공장을 찾아라
▲일러스트 : 박상훈 | 모범 공장을 찾아라
시끄러운 소리 ―없어요
오염물질 ―없어요
굴뚝의 매연 ㅡ없어요
무슨 공장이죠? ―숲속 나무들의 광합성 공장
―배정순(1963~ )
야, 지구상에 이렇게 좋은 공장도 있구나, 인간 세상에는 없는. 동심의 눈으로 퀴즈 풀 듯 찾아낸 푸르른 광합성 공장. 햇빛을 이용, 이산화탄소를 주원료로 영양분을 만드는 이파 |
리의 초록 공장. 벌써 나무마다 파릇파릇 가동되고 있다. 이 공장에서 만든 영양분은 가지를 불리고, 키를 높여 하늘을 받든다. 열매를 익혀 사람과 새들에게 먹어 먹어, 공짜로 준다.
소음, 오염물질, 매연을 내뿜지 않고 돌아가는 나무들 공장은 정갈하다. '없어요'를 세 번이나 되풀이, 강조했다. 사람에게 해로움은 눈곱만큼도 없다. 나무들 공장이 빽빽한 공단 숲 속을 찾아가 보라. 사람에게 해로운 이산화탄소는 다 들이마셔 버리고 맑은 산소만 보따리 보따리 챙겨 준다. 자연을 오염시키는 인간의 공장은 나무에게 절하며 배워야 하리.
박두순 동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