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詩[49]
낙화, 첫 사랑 김선우 | |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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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클로이 |
내 속에서 추락하는 그대는 꽃이다, 바람이다 통일신라 성덕왕 때의 일이다. 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순정공을 따라가던 수로부인이 벼랑에 핀 철쭉꽃을 보고 꺾어 달라고 말했다.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하는데 문득 소를 몰고 가던 노인(견우노옹)이 나타나 꽃을 꺾어 바치며 노래를 부르니 이것이 향가로 전하는 헌화가(獻花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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