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마음 [가슴으로 읽는 동시] 할머니 마음 할머니 마음 이른 새벽부터 시골 할머니 댁에 함박눈이 내렸다 ―눈이 많이 와서 우야노? 할머니가 걱정하며 물었다 ―눈이 녹으면 올라가죠, 뭐. 마당에서 눈을 쓸던 아빠가 대답했다 ―그래도 개얀나? 할머니가 두부찌개를 끓이겠다며 얼른 부엌으로 ..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2.28
겨울방학 하는 날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겨울방학 하는 날 겨울방학 하는 날 숙제 잊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다 개학식 날 만나자. 별일 있으면 안 된다. 선생님 보고 싶다고 징징 울지 말고 핸드폰으로 지금 찍어 놓아라. 눈이 오면 눈밭에서 뒹굴고 자기 닮은 눈사람 만들어 꼭 사진 찍어라. 세상에 나 같..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2.21
김장하는 날 [가슴으로 읽는 동시] 김장하는 날 김장하는 날 어미 까치 깍 깍 깍 깍 사람들 불러 모으면 마당에는 배추가 쌓이고 어머니는 종종걸음 누렁이도 덩달아 촐랑촐랑 고춧가루와 싱싱한 보리새우 시원한 무가 어우러져 새빨간 배춧속이 만들어지면 어린 동생들은 배추 한입 먹고 맴맴 냄새 ..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2.14
아가 구두 [가슴으로 읽는 동시] 아가 구두 아가 구두 구두를 만드시는 아저씨 댁에 놀러갔어요 오늘은 아가 구두를 만드시네 조그만 창가에 앉아 반짝이는 햇살을 바늘에 꿰어 가죽을 잇고 동그란 웃음을 엮어 리본을 다시네 요렇게 예쁜 구두를 신을 아가는 좋겠네 방글방글 정말 좋겠네 ㅡ김미..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2.07
수제비 [가슴으로 읽는 동시] 수제비 수제비 모처럼 엄마 쉬는 날 거실 바닥에 다리 쭉 뻗고 반죽하는 엄마는 회사 서은희 과장님이 아닌 진짜 우리 엄마 같다 푸슬푸슬하던 밀가루 어느새 끈적끈적 붙어 둥글둥글 모아지는 동안 방에만 있던 식구들 슬금슬금 거실로 나와 반죽처럼 사이좋게 붙..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1.30
나뭇잎 편지 [가슴으로 읽는 동시] 나뭇잎 편지 나뭇잎 편지 오늘 우편함에는 반가운 편지가 온 듯 나뭇잎 한 장이 와 있습니다. 봄부터 여름 지나 지금까지 이 편지를 쓴 나뭇가지를 생각합니다. 햇빛과 새소리 바람과 빗방울로 쓴 푸른 글씨를 들여다봅니다. 이 편지를 배달해 준 바람을 생각합니다...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1.23
모과 따던 날 [가슴으로 읽는 동시] 모과 따던 날 모과 따던 날 온 가족이 모였어 바지랑대 끝에 주머니 달아 아빠는 따고 엄마는 받고 나는 이리저리 쏘다니며 히히, 감독하고 할머니는 광주리에 칭찬의 말도 함께 넣으셨어 "누가 모과를 못생겼다 했누." "모과차 담아야지." "흠, 흠, 향기 좋다." 우리 ..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1.16
화장실 청소 [가슴으로 읽는 동시] 화장실 청소 화장실 청소 아 글쎄 이렇게 냄새나는 화장실을 날 보고 청소하래. 아 글쎄 저 지저분한 변기들을 날 보고 닦으래요. 집에선 손끝 하나 까딱 않는 귀여운 말괄량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신 이 몸에게 아 글쎄 하필이면 냄새나는 화장실 청..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1.09
비 갠 하늘 [가슴으로 읽는 동시] 비 갠 하늘 ▲일러스트 : ? 비 갠 하늘 비 갠 하늘은 어찌 저리 예쁜지 구름이 얼룩 될까 못 지나가네. 비 갠 하늘이 너무 깨끗해 새들도 티 될까 봐 못 지나가네. 저 파란 하늘이 내 마음이라면 욕심조차 부끄러워 못 지나가겠네. ―이오자 (1960~) 가을 하늘은 참 맑다. ..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1.02
애기의 웃음 [가슴으로 읽는 동시] 애기의 웃음 애기의 웃음 애기는 방에 든 햇살을 보고 낄낄낄 꽃웃음 혼자 웃는다. 햇살엔 애기만 혼자서 아는 우스운 얘기가 들어 있는가. 애기는 기어가는 개미를 보고 또 한번 낄낄낄 웃음을 편다. 개미네 허리에도 애기만 아는 배꼽 웃길 얘기가 들어 있는가. 애.. 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201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