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곡 동요♪

낙화 /조지훈 . 이형기

무너미 2009. 11. 19. 11:24

 낙화

 

낙화 /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

작시 : 조지훈

작곡 : 한만섭

노래 : Sop.길애령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물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 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엔 울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