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이 1910년 3월 사형 집행을 앞두고 흔들림 없는 심경을 술회한 자작 한시로 안태평의 한문교본 대가법첩에 가록 되어 있다.
안중근의사의 옥중 한시
북녘 기러기 소리에 잠을 깨니
홀로 달 밝은 누대위에 있었다.
언제고 고국을 생각지 않으랴
삼천리가 또 아름답다
형제의 백골이 그 삼천리 땅 속에 의의하고
부조는 청산에 역력하다
우리 집에는 무궁화가 만발해서 기다리고 있고
압록강의 봄 강물은 돌아가는 배를 가게 해준다.
남자가 뜻을 육대주에 세웠으니
일이 만약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 죽어도
조국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의 뻐를 어째서 선영에 묻기를 바랄 소냐.
인간이 가는 곳이 이 청산인 것을
나막신과 대 지팡이로 동네를 나오니
강둑의 푸른 버드나무가 빗속에 즐비하다.
모든 벌이 어찌 금곡 주와 같겠는가.
무릉도원을 배 타고 찾는 것이로다.
여름의 풍류는 인간이 다 취하고
가을은 세상일이 손님이 먼저 들기를 기다린다.
주인의 풍치는 참으로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한다.
흥이 푸른 나무들의 연기에 충분하고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을 나가 서자
푸른 산과 흰들 사이에 꽃이 간간이 피어 있다.
만약 화가로 하여금 이 경치를 묘사하게 한다면
그 나무안의 새소리를 어떻게 그릴까
갈대꽃 위에 누구의 이름을 새길까
헤아러 눈 속에 들어간 뒤에 글자마다 분명할 것이다.
남자가 처음 한 명세를 배반 못 하겠다.
해동에 밝은 달은 선생님의 얼굴이요
북풍 밝은 곳은 처사가 있는 곳
붉은 꽃 푸른 버들은 작년 봄과 같고
여름이 지나고 서늘함이 생기니 가을이 왔구나.
일어나서 머리와 얼굴을 가다듬으니
누가 나와 함께 여기에 있는가.
누런 나뭇잎 덮인 사양길에
조금 전엔 작은 어느 가계에 있었는데
백운명월은 다시 공산에 떠 있다.
희미하게 생각나는 것은 전생의 꿈과 같은데
고요한 혼백은 죽지 않고 돌아 올수가 있었다.
나의 혼백만이 짧은 지팡이를 짚고 나의 살던 집을 찾아가니
부엌의 한 등불만 나와의 관계인 것이다
일보 일보 삼보 다가가서 서니
푸른 산과 흰들 사이에서 꽃들이 피어 있다.
불그래한 안방에 향기가 그치질 않았고
여인은 반은 교태를 반은 부끄러움을 머금었다.
내 죽은 뒤에 가만히 나를 생각 하겠는가고 물으니
두 손을 모으고 금비녀 머리를 끄덕인다.
마음속에서 이별의 말은 계속되고
이별의 술잔이 손에 닿는 것이 더디기만 하다
살아서는 오히려 생각하는 날이 있었는데
죽은 뒤에는 어찌 저 홀로 가는 때를 견디어 내겠는가.
만난 인연이 오래오래 막혔다고 말하지 말아라
평생에 오히려 근심 속에 기약하는 것이었을 것이나
편지 한 장 날려 천문에 도달하게 할 수 가 있어
나의 사정을 호소하면
그대로 혼미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자가 차라리 죽을지언정
바른 마음을 속일까보냐
판사 검사가 어찌 나의 속마음을 알까
원수는 갚았고 곧 외로운 혼은 땅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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