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새해 첫날 元日(원일)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1420~ 1488)
▲일러스트 : 이철원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1420~ 1488)이 1461년 새해에 지었다. 해가 바뀌어 마흔두 살이 되었다. 그 시대 그 나이 사람에게도 새해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도소주(屠蘇酒)는 설날에 마시는 술로 나이 많은 사람이 뒤에 먹는다. 그 술을 뒤처져 마시자 남보다 빨리 노쇠해가는 자신을 느끼며 불안해진다. 세상을 어떻게 기운차게 헤쳐 나갈 것이며, 가난은 또 어떻게 견딜 것인가? 착잡해진다. 누가 그런 불안을 잠재워주랴? 아무도 대답이 없다. 그래도 불안보다는 희망이 앞선다.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한 해의 인생, 그 은근한 기대를 곧 꽃을 피울 매화의 움트는 생기와 발랄함에 걸어본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출처] 프리미엄조선
|
'詩, 詩調. 童詩, 漢詩 > 가슴으로 읽는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포(蟹浦)에서 (0) | 2015.01.19 |
---|---|
눈 속에서 홀로 술을 마시다 (0) | 2015.01.12 |
한 해를 보내며 (0) | 2014.12.29 |
골목길에서 (0) | 2014.12.22 |
되게 추운 날 (0) | 2014.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