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시] 새
▲일러스트 : 김성규 |
새
새 한 마리 그려져 있다 마음 저 안이라서 지울 수 없다 며칠 되었으나 처음부터 오래였다 그런데 그다지 좁은 줄도 모르고 날개를 키우는 새 날려 보낼 방도를 모르니 새 한 마리 지울 길 없다
―이병률(1967~)
가슴 저 안쪽에 새가 살고 있다. 가슴은 하나의 둥그런 새장. 새는 흰 모래처럼 곱고 반짝이는 울음을 울겠지. 새는 나뭇가지 위를 포르릉 날겠지. 새는 내일을 생각하며 날마다 날개를 키우겠지. 그러나 날개가 커지면서 새장은 점점 비좁게 느껴지겠지. 가시덤불에 갇힌 것처럼. 또 궁색하겠지. |
시인이 시 '붉고 찬란한 당신을'에서 "(당신을) 풀어지게// 허공에다 놓아줄까"라고 말할 때처럼 붉고 찬란한 한 마리의 새를 언제 놓아주게 될까. 빗장을 풀어 창공으로 날려 보내게 될까. 우리의 가슴에서도 매일 새가 운다. 울음이 차오른다. 그렇다면 "마음 저 안(쪽)"을 하늘보다 높게 하면 어떨까. 지평선보다 아득히 넓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마음 저 안(쪽)'은 장미가 핀 5월처럼 환하겠지. 자유가 사는 곳이 되겠지.
문태준 시인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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