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옥수수 밭

무너미 2015. 7. 25. 05:12

                                                  [가슴으로 읽는 동시] 옥수수 밭

 

옥수수 밭

 

옥수수 밭에 가면

울며 보채는

아기를 업은

우리 어머니를 만난다

 

아기만이 아니고

배고파 우는

형도 누나도 데불고

비탈진 밭에 서 있다

 

7월의 옥수수 밭에 가면

울며 보채는

아기를 업은

땡볕의 어머니를 만난다

 

김진광(1951~)

            ▲일러스트 : 송준영

 

7월은 옥수수가 자라고 익어가는 달이다. 옥수수 하면 "옥수수나무 열매에 하모니카가 들어있네"라는 윤석중 선생의 노래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 매미 소리를 들으며 하모니카를 불듯 먹던 옥수수. 그런 옥수수가 쑥쑥 커가는 들녘의 풍경은 늘 아련한 향수를 자아낸다.

 

시인은 비탈진 밭에 서 있는 옥수수를 보고 '울며 보채는 아기를 업은 어머니'를 떠올린다. 아기만이 아니고 배고파 우는 형도 누나도 데리고 서 있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그러고 보면 뜨거운 땡볕에 서 있는 옥수수는 아기를 업은 어머니 모습을 닮았다. 울며 보채는 아기를 업고 어머니가 서 있듯 땡볕을 견뎌내며 옥수수는 자란다. 그런 옥수수가 있기에 우리들의 여름은 더욱 푸르고 싱싱한 것이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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