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키 작은 아이

무너미 2015. 12. 9. 07:20

[가슴으로 읽는 동시] 키 작은 아이

 

키 작은 아이

 

그 애를 쳐다보고 싶지만

쳐다볼 수가 없다.

부끄러워할까 봐

 

그 애 곁을 지날 때마다

내가 앉아서

손을 잡아 주고 싶지만

그만두고 만다.

울어 버릴 것만 같아서

 

짓궂은 아이가

그 애를 불렀다.

", 숏다리!

너의 아빠도 난쟁이지?"

나는 덜렁 겁이 났다.

 

키 작은 아이는

씨익 웃고 지나갔다.

나는 그때서야 말을 했다.

", 같이 가자."

 

노여심(1962~)

일러스트 : 이철원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의젓할 때가 있다. 이 동시 속의 아이가 그렇다. 시 속의 아이는 키 작은 아이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다. 혹시 아이가 키 작은 것을 부끄러워할까 봐서이다. 그 애 손을 잡아주고 싶지만 혹시 그 애가 울어버릴까 봐 그러지 못한다. 그런 아이의 배려심이 우리들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키 작은 아이는 또 얼마나 의젓한가. 짓궂은 아이가 아빠까지 들먹이며 놀려도 의연하게 '씨익 웃고' 지나간다. 이런 당당하고 씩씩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시 속의 아이는 안심하고 ", 같이 가자" 하고 부른다. 자신의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의젓하고 당찬 키 작은 아이도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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