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詩[41]
농담 이문재 | |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옆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랑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랑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2004년> |
일러스트=클로이 |
아름다운 순간에 떠오르는 사람 있나요 틈틈이 들르는 산골에 갔다. 첫 서리가 이미 지나간 산촌의 스산한 아름다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을 지경이다. 바위에 고스란히 떨어져 쌓여 있는 물든 나뭇잎들과 고여 있는 수정 같은 물, 구름…. 간혹 안개 낀 날은 멀리서 기차가 지나는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어디로 가는가. 보이지 않는 소리마저도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된다. '혼자 있기 아깝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이 느낌, 이 차원, 이 율동, 이 균질감….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이 시는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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