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인연/우리얘기

어머님 그림자 향수

무너미 2009. 10. 4. 17:53

 어머님 그림자 향수

 

어머님 그림자의 향수

 

먼동이 트며 저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살며시 그리움속으로 들어 갑니다

 

햇살이 곱게 환영처럼 피어오를 때

싸리문앞에서 활짝 미소 지으시며

서 계시던 어머니

 

자식들이 객지에서 돌아오는 발길 가벼워지라고

아침부터 대문밖을 서성이시던 모습

이젠 아련한 추억속으로

내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늘 햇살처럼 포근한 어머니의

사랑과 추억이 듬뿍 담긴

내 유년의시절, 우리집 싸릿문 앞부터

감나무에는 가을의 풍요로움을 말해주듯

빨간 홍시감이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담 너머 대추나무에는

수확을 알리는 대추들이 불 타듯이

소리내어 익어가고

장독대 옆 한모퉁이에 복 주머니처럼

자태가 아름다운 석류가 입을 벌리고 있는

가을의 고향집 풍경들 눈이 시리도록 그립습니다

 

황금 들판이 물결치는 그곳 누런 들판에서

풍년가가 들려 오는 것 같은

우리 형제들의 땀 방울도

버들가지 소슬바람도 시원하기만 했던

풍요로운 들녘!

 

아련히 내 가슴에 피어오르며

어머님의 사랑이 담긴

햇콩 넣은 햅쌀밥과

햅쌀로 만든 인절미

오늘따라 눈물겹도록 그 음식들이 먹고 싶어집니다

 

사랑의 손길로 만드신 음식을

행복으로 배를 채우던 자식들

지금은 그분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셨지만

어머니 산소에 성묘도 못 가보는 불효의 딸

부모란 가시고기의 생이라고 말했듯이

정말 돌이켜 보니 부모님

우리 부모님들 께서는 가시고기 생이였습니다

 

자식에게 사랑을 다 주고도 부족해서

제 살마저 다 내어 놓고

먼 하늘나라로 가신 내 어머니

곱기가 산기슭 홀로 핀 산구절초처럼 맑으신 내 어머니

 

집 앞 감나무에 까치만 울어도

먼길 떠나 고생하는 자식이라도

행여 올까봐 하루종일

내심 기다리시던 내 어머니

 

그립습니다

 

보고싶습니다

 

꼭 이맘 때면 가을과 함께 나에게는

고향의 향수와 어머님의 사랑주머니가

생각나서 내 가슴을 후벼 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이별 참고

견디며 살아야 하지만

늘 추석 때면 시끌벅적 했던

우리 고향집 사람 사는 향기가

내 코끝을 간지럽히며

그리움의 병이 가슴에 쌓입니다

 

반달처럼 고운 어머님의 손길에

반달처럼 예쁜 송편이

우리 자식들 입으로 들어갈때

어머님의 배부른 웃음을 예전에 정말 몰랐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내가 자식들을 키우다 보니

그 어머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큰 사랑인 줄

뼈저리게 느낍니다

 

한번만, 딱 한번만 뵐 수 있다면

너무 간절 하것만

애달픈 내 가슴만 조일 뿐

시간은 흘러가는 구름처럼

어머니와 나의 추억은 멀어만 가고 있습니다

 

무심한 세월아..!

 

무심한 세월아..!

 

가을이 오면 가을 속으로

내 그리움은 온 고향 산천에 가 있습니다

 

고향에 향수에 젖어서 눈물 짓지만

눈가에 아련히 피어오르는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나마 위안을 받고

 

그때가 그립고 애달파서

온 몸이 아파오지만

행복했노라고 말할 수 있어서

언제나 고향의 향수는

내 살과 뼈와 같은 존재입니다.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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