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속말/손병영
귓속말 손병영
둘 사이 오고간 귓속말이 징검다리 뛰어 넘고 강 건너 갔다
바람에 묻어 산을 넘고 산 넘어 마을로 나들이 가고 무료(無聊)한 사람들 입맛을 다신다.
모른 척 하고 입 다물면 없던 일이 되어 조용하련만 귀와 귀 사이 소란 떨고 다닌다.
너와 나 사이 둘만의 이야기를 바람이 듣고 돌아다니고 나는 새도 조잘 되고 아는 척 한다.
세상에 흘린 말 한마디 흰 것이 누렇게 변했다가 붉어졌다가 푸르게도 변하는 물감 한 방울
안다는 것이 입 간지러워 쉬! 쉬! 하다가 끝내 찢기어 터져 버렸다.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 대동제 시화전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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