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인연/탑골노인작품

어느인생(人生)

무너미 2009. 12. 12. 06:37

 어느인생(人生)

 

 

                       어느인생(人生)

-동망봉여인(東望峰女人)

 

                                                여 학 구

 

수려한 미모

양반가 규수로 곱게 자라

 

열다섯에 가례(嘉禮) 치루고

왕비(王妃)되고 대비(大妃)되어

부러움이 없었다 마는

 

믿는 도끼 폭풍설한 된 서리 맞아

지아비는 청렴포로

지어미는 정업원 식객(食客)으로

 

이태만에 지아비 부음

열여덟 짝 잃은 외 기러기

삭발(削髮) 비구니

 

사무치는그리움 가눌길 없어

아침 저녁 동망봉(東望峰) 올라

동녁하늘 바라 보며

예순 네 해 동안, 망부(亡夫)의 명복 빌었다

 

여든 두 해 그리움과 한맺힌

부침의 생을 살다 간 비운의 여인

고종명 무자식 상 팔자 란

여인에겐 한낱 사치와 고통의 곱 씹음 이었으리라

 

살아서는

생 이별(永渡橋)

그리고 사별 (남편 죽음)

 

죽어서는 영영 이별

하나는 영월땅,

하나는 양주땅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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