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가을
가을
기차가 섰다 시골 정거장
손님은 단 두 분
엄마한테 업힌 아기
기차가 떠나자 손을 흔들고
역부는 외로이 돌아서는데
울타리에 한 그루 단풍나무가
어스름 저녁놀에 꽃처럼 탄다.
―최계락(1930~1970)
이 동시를 읽으면 아련한 추억의 가을 시골 정거장이 떠오른다. 철길 따라 코스모스가 피어 한들거리고, 해바라기 같은 금테 모자를 쓴 역무원이 깃발을 흔드는 정거장의 풍경이 떠오른다.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정거장일 터이다. 파란 하늘로 울려 퍼지는 기적 소리와 차창으로 흔드는 손과 외롭게 뻗어 있는 철길…. 떠남과 기다림이 있는 시골 정거장은 가을의 정서에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엄마와 아기, 단 두 명의 손님이 내리는 시골 정거장은 외롭기 그지없다. 기차가 떠나자 손을 흔들고 외로이 돌아서는 역부와 저녁놀에 단풍나무가 빨갛게 타는 시골 정거장의 풍경이 코스모스 꽃처럼 애틋하면서 아름답다. 이준관·아동문학가
|
'詩, 詩調. 童詩, 漢詩 > 가슴으로 읽는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가 아이를 (0) | 2013.11.18 |
---|---|
별을 보며 (0) | 2013.11.15 |
까치집 (0) | 2013.10.31 |
비밀 (0) | 2013.10.24 |
엄마 이름 (0) | 2013.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