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야구장에서

무너미 2014. 10. 18. 08:31

 

 

가슴으로 읽는 동시 야구장에서

 

야구장에서

 

아빠랑 야구장엘 갔다

나보다 더 신 났다

 

홈런 한 방 날려라!

옆에 앉은 내 귀 아프도록 소리친다

 

뻥―

이 소린

분명 홈런이다

 

일이 잘 안 풀린다던 아빠

벌떡 일어나 두 주먹 불끈 쥔다

그래, 그래, 그거야!

 

야구공이 관중석으로 높이 날아간다

서쪽 하늘에 야구공만 한 해가 빛나고 있다

 

환호성 치는 아빠의 얼굴이 붉다

 

―안오일(1967~    )

                        ▲일러스트 : 김성규

 

결실의 계절 10월에는 어디서나 폭죽 같은 소리가 터진다. 운동장에서, 공원에서, 학교에서 환호성이 터진다. 학교에서는 가을 운동회가 열리고 곳곳에서는 문화 축제가 열린다. 밤에는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 축제도 열린다. 들녘에서는 축제의 날처럼 벼 이삭이 노랗게 익어가고 콩은 가을 햇볕에 익어 결실의 기쁨을 터뜨린다.

 

경기장에서는 마지막 우승을 향한 경쟁이 뜨겁게 벌어진다. 이 동시에서처럼 야구장에서도 '가을의 전설'이라고 부르는 우승을 향한 마지막 열정이 뜨겁다. "홈런 한 방 날려라!" 함성이 운동장을 덮는다. "뻥~" 홈런 소리에 모두 벌떡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이 가을에는 야구장의 홈런처럼 모든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 "그래, 그래, 그거야!" 하고 흥분과 감격으로 모두 얼굴이 붉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이준관 | 아동문학가

[출처] 프리미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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