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시조 귀
그런데 귀가 밝으면 먼 가을도 창턱에 담아놓을 수 있겠다. 국화 피는 소리, 기러기 길 뜨는 소리, 대추 볼 마저 붉는 소리, 달빛 스치는 소리 등을 옮기려면 귀를 맑게 가꿔야 한다.
'속삭임도 느껴야 할' 섬세한 '상피세포'를 혹여 건드리면 얼른 닦아 섬길 일이다. '달팽이관 어디쯤에' 산다는 그리움도 들이려면 말이다. 그래도 '서로가 그리며 살아 사뭇 아픈 관계'라면 그리움에 다시 싸여 가을 저녁 먼 등불처럼 홀로 깊어가리.
정수자 | 시조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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