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쿵쾅쿵쾅
쿵쾅쿵쾅
길을 가다 딱 마주치게 생겼다. 저기 걸어오는 그 아이 내가 좋아하는 아이 쿵쾅쿵쾅 설레임 앗, 갑자기 내 얼굴이 달아오른다. 어쩌지? 모른 체 지나갈까? 아니야, 어디 가냐고 물어볼까? 가슴이 벌렁벌렁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 으흐, 모르겠다. 다른 길로 돌아가자. 휴! 바보 바보.
―한선자(1968~ ) ▲일러스트 : 이철원
이 동시를 읽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이라서 절로 웃음이 풋, 터져 나올 것이다. 첫사랑이라고 해도 좋다. 풋살구 같은 풋사랑이라고 해도 좋다. 아니, 그냥 어린 시절 좋아하는 아이에 대한 관심이라고 해도 좋다. 초등학교 시절엔 누구나 이 동시 속의 아이처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을 것이다.
길을 가다 딱 마주치게 생겼을 때, 쿵쾅쿵쾅 가슴 설레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아이. "어쩌지?" "모른 체 지나갈까" "어디 가냐고 물어볼까?" 하며 한없이 망설이는 아이. "으흐, 모르겠다" 하고 다른 길로 돌아가는 수줍음 많은 아이. "휴!" 하고 안도의 숨을 쉬면서도 "바보 바보" 하고 용기 없는 자신을 자책하는 아이. 어쩌면 그 '아이'가 여러분의 어린 시절 모습일지도 모른다. 풋풋한 시절의 그 아이가 이제는 의젓한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되었으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프리미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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