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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동시] 알면서도, 아빠는
알면서도, 아빠는
올록볼록 이불 밑에 납작쿵 옹크리고 있는 걸 알면서도, 아빠는 "우리 강아지, 어디 숨었니?" 장롱 문을 열었다 닫으신다.
옴칠옴칠 커튼 뒤에 숨어서 키득대는 소릴 들었을 텐데도, 아빠는 "우리 강아지, 어디 숨었니?" 두리번두리번 거실로 나가신다.
- 이번에도 아빠가 술래다!
―송재진(1959~ ) ▲일러스트 : 김성규
아이와 아빠가 술래놀이를 한다. 아이가 이불 밑이나 커튼 뒤에 숨으면 아빠는 찾아다닌다. 아빠는 아이가 이불 밑에 숨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장롱 문을 열었다 닫는다. 커튼 뒤에 숨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대는 소리를 다 들었으면서도 거실 안을 두리번거린다. "우리 강아지, 어디 숨었니?" 하면서, 때로는 아이 이름을 부르면서. 언제나 술래는 아빠다.
언제나 술래여도 아빠는 아이를 찾아다니는 술래 놀이가 즐겁기만 하다. 올록볼록 이불 밑에, 옴칠옴칠 커튼 뒤에 숨어 있는 아이가 마냥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아이도 행복하다. 아빠가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빠는 이번에도, 아니 영원히 술래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빠는 아이와 하는 사랑의 술래놀이가 행복하기만 하리라.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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