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시조

노다지라예

무너미 2016. 4. 1. 10:09

[가슴으로 읽는 시조] 노다지라예



일러스트 : 송준영

노다지라예

 

지리산 아흔아홉 골바람도 길 잃는 곳

싸리버섯 십리 향에 목젖 닳는 뻐꾸기 소리

햇귀도 노다지라예 덤으로만 팔지예

 

미리내 여울목엔 외로움도 덤이라며

잠 못 든 냇물소리 달빛 함께 줄 고르면

가슴 속 놓친 말들이 노다지 노다지라예

 

가랑잎 누운 자리 그리움 덧쌓일 때

여닫이 창을 열고 미닫이 마음 열면

심심산 먹도라지 같은 우리 사랑 노다지라예

 

최영효(1946~ )


이익, 광맥, 언제나, 어떤 뜻이든 '노다지'는 진짜 노다지. '덤으로만' 파는 '햇귀도 노다지'라니 '싸리버섯 십리 향에' 뻐꾸기 목젖이 좀 닳은들 대수랴.

물론 '냇물소리''달빛'과 줄이나 내내 고르다 그만

 가슴 속 놓친 말들이 노다지 노다지라'면 허할 수는 있겠다. 그러다가도 '여닫이 창을 열고 미닫이 마음 열면' 더할 나위 없는 노다지 노래 속이려니.

 

참으로 환히 반짝거리는 노다지 지경이다. '노다지'만도 흥을 돋우는데 따르는 ', ' 사투리 말끝이며 마음까지 율감을 높이니 가락을 절로 탄다. 게다가 '심심산 먹도라지 같은 우리 사랑'이 면구스럽지도 않은지 노다지 흥얼대니 '지리산'인들 얼마나 어지러울까나. 이 꽃사태 봄날엔 특히나!

 

정수자 시조시인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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