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책
책
나에겐 소중한 책이 있어요
많이 읽어서 손때가 묻었지만
내 손길이 닿으면
더 예뻐지는 책이에요.
별빛 같은 이야기들이
반짝이며 숨어 있는 책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는 별이 되지요
한 권의 책은 한 그루 나무래요
나무가 책이 될 때까지
얼마나 참고 기다렸을까요.
이 책을 다 읽을 쯤엔
나무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을 땐
훅, 하고 숨을 들이마셔요.
보이나요?
내게 돋아나는 새눈!
―오진원(1981~ )
▲일러스트 : 이철원
요즘 어른이나 어린이나 모두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디서나 시간이 나면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어쩌다 책을 꺼내 읽는 사람과 마주치면 새삼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이 동시처럼 한 권의 책은 한 그루 나무로 만들어진다. 그러기에 책은 나무의 미덕과 향기와 빛깔을 지니고 있다. 나무가 책이 될 때까지 오래 참고 기다렸듯이 우리도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에 꽃이 피고 과실이 열리게 된다. 새봄을 맞아 새 학년이 된 어린이들이 '손길이 닿으면 더 예뻐지는 책' '마음에 새눈이 돋게 하는 책'과 더욱 가까워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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