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꽃 배달
꽃 배달
축하합니다!
꽃 배달 서비스 누가 갈 거니?
저요!
손잡이 달린 대바구니가 예쁜 꽃 한 아름 안고
선뜻 나섰다
좋아!
―박정식(1947~ ) ▲일러스트/이철원 어? 꽃 배달을 사람 아닌 대바구니가 하네.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그러면 그렇지, 곧 시인의 능청을 눈치챘다. '손잡이 달린'이라는 말에 숨겨놓은 의미를 찾아내고는. 손잡이를 잡는 건 사람이다. 사람이 나섰다, 라고 하면 얼마나 싱겁고 밋밋할 것인가. 요게 시의 묘미이다. 의인화시켜 잠깐 어깃장 놓은 것이 시의 맛을 산뜻하게 하고, 싸아한 즐거움까지 준다. 축하 꽃 배달 심부름을 '저요!' 하며 선뜻 나선 대바구니, 한 아름의 꽃을 안고 달리는 것이 퍽 '좋아!' 보인다. 심부름 잘하는 어린이의 순한 모습이 눈앞에 살짝 겹쳐진다. 더 길게 쓰면 잔소리겠지요?
박두순 동시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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