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산길

무너미 2013. 1. 25. 08:40

 

 

[가슴으로 읽는 동시] 산길

 

산길

 

단풍나무 허리 잡고

가분가분

오르는 길

 

소나무 발등 밟고

조심조심

내려오는 길

 

돌아보면

걸음걸음

고마운 길

 

생각하면

구석구석

미안한 길

 

               - 차영미(1961~      )

 

 

길을 오를 때면 단풍나무 허리를 잡고 가분하게 오른다. 내려올 때는 소나무 발등을 밟고 조심조심 내려온다. 돌아보면 오르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이나 모두 고마운 것들뿐이다. 그러나 생각하면 단풍나무에 미안하다. 허리를 붙잡았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소나무도 마찬가지다. 발등을 밟았을 때 얼마나 아팠을까.

 

우리가 사는 일 또한 그럴 터이다. 돌아보면 산길을 오르고 내리는 일처럼 힘들 때 고마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사람들의 허리를 잡고 발등을 밟고 왔을 텐데, 이 또한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우리는 잊고 사는지 모른다. 우리가 걸어온 걸음걸음마다 고마운 것들을, 그리고 그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다시 한 번 구석구석 살펴볼 일이다. 고맙고 미안한 것들이 없는지.

이준관 ․ 아동문학가

 

오늘의 좋은 글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칭기스칸은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고 했습니다.

유목민이 그 자리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한 말입니다.

꿈은 영혼이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증표입니다.

나이를 잊고 계속 춤을 추십시오.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십시오.

- 고도원,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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