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럽디다
능력 있다고 해서
하루 밥 열 끼 먹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배웠다 해서
남들 쓰는 말과 다른 말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발버둥 치고 살아봐도
사람 사는 일 다 그렇고 그럽디다.
천원 버는 사람이 만원 버는 사람 모르고
천원이 최고 인줄 알고 살면
그 사람이 잘 사는 겁디다.
돈이란 돌고 돌아서 돈입디다.
많이 벌자고 남 울리고
자기 속상하게 살아야 한다면
벌지 않는 것이 훨씬 나은 인생입디다.
남에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
내 눈에 피 눈물 난다는 말
그 말 정말 입디다.
남 녀 간에 잘 났네 못 났네 따져 봤자
컴컴한 어둠 속에선 다 똑같습디다.
어차피 내 맘대로 안 되는 세상.
그 세상 원망하며 세상과 싸워 봤자
자기만 상처 받고 사는 것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자기 속 편하고 남 안 울리고 살면
그 사람이 잘 사는 겁디다.
천진난만 하고 예쁘게 웃던 입가에는
어느덧 싸구려 미소가 자리 잡고 있고
적당히 손해보고 살던 내 손에는
예전 보다 만원 몇 장 더 들어 있습디다.
그럽디다.
세상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럽디다.
좋은 침대에서 잔다고
좋은 꿈꾼답디까?
아닙디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 디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들 갑디다.
내 인생인데 남 신경쓰다보니
내 인생이 없어집디다.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건지?
잘 살아 가는 사람들은
그걸 어디서 배웠는지 안 가르쳐 줍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다가
언제 인지 기억도 안 나고,
정말로 기쁘고 유쾌해서 크게 웃어본지가
그런 때가 많았는지 있었는지 궁금해집디다.
알수록 복잡해지는 게 세상 이였는데.
자기 무덤 자기가 판다고
어련히 알아 지는 세상
미리 알려고 버둥거렸지 뭡니까?
내가 남보다 나은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고
이제껏 내가 내살 깍 아 먹고 살아 왔습디다.
왜 그렇게 바쁘고 내 시간이 없었는지?
망태 할아버지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무서워하던 그때가 행복 했습디다.
엄마가 밥 먹고 "어 여 가자" 하면
어딘지 모르면서 밥 빨리 삼키던
그때가 그리워집디다.
잘사는 사람 들여다보니
별난데 없이 잘 삽디다.
많이 안 가져도 자기 할 말다하고 삽디다.
인생을 산다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 디다.
그저 허물이 보이거들랑 슬그머니 덮어주고
토닥거리며 다독이며
둥글게 사는 게 인생 입디다.
귀거래사 / 김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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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행복이란 손 안에 있을 때는 언제나 작아보이 지만,
일단 잃어버리고 나면 이내 그것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 막심 고리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