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생각 속에서

무너미 2013. 6. 22. 05:51

 

 

[가슴으로 읽는 동시] 생각 속에서

 

생각 속에서

 

여름방학을 기다리면서

시골을 생각한다.

 

연못에서 처음 본 물땅땅이

숲에서 울어 주던 쓰르라미

불을 달고 날아다니던 개똥벌레

올해도 날 알아보고 반가워할까.

 

산비탈에서 만난 도롱뇽

올해는 정말 놀라지 말아야지.

 

냇물에서 잡다 놓친 작은 물고기

올핸 얼마나 큰 놈으로 자라서

내 손에 잡혀 줄까.

 

떠오르는 그 많은 생각 속에서

제일 궁금한 눈이 큰 아이

올해도 그 까만 손으로

감자를 또 구워 줄까.

 

                             ―이진호(1937~ )

 

 

여름방학이 성큼 가까워졌다. 이 동시 속의 아이처럼 시골에서 여름방학을 보낼 생각에 아이들은 방학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방학하는 날엔 매미도 반가워서 신나게 노래하고 뭉게구름도 어서 오라고 뭉게뭉게 손짓을 보낼 것이다. 옥수수는 통통 여물어가고 그 옥수수 알처럼 여름밤의 별들도 총총 여물어가리라.

 

여름방학은 시골에서 보내야 제격이다. 매미채를 들고 매미를 잡으러 다니고 냇물에서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밤에는 개똥벌레 불빛을 쫓아다니고 감자를 먹으며 '별 하나 나 하나' 별을 세어야 여름방학답다. 방학 동안 들판을 쏘다니느라 얼굴이 오디 빛으로 익어가고 감자처럼 종아리가 굵어갈 아이들을 생각하면 나도 가슴이 설렌다.

이준관·아동문학가

 

오늘의 좋은 글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 정채봉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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