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졸업식장에서

무너미 2014. 2. 13. 09:04

 

 

 

가슴으로 읽는 동시 졸업식장에서

 

졸업식장에서

 

엄마가

존다.

 

엊저녁 늦도록 마늘 깐

엄마가

존다.

 

누나 상 받는데

엄마만 못 본다.

 

몇 천 원 벌려고

마늘 더 까다가

제대로 잠 못 잔

엄마.

 

다른 엄마들 박수 소리에

놀라 눈떴다가

끄 ―으덕

끄 ―으덕

 

다시

존다.

 

-유미희 (1963~       )

 

          ▲유재일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찡하다. 옛날에 졸업식은 그랬다. 재학생 대표가 송사를 읽기 시작하면 훌쩍이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다가 졸업식 노래를 부를 때쯤이면 눈물바다로 변하곤 했다.

 

이 동시를 읽으면 집안 살림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쉴 겨를이 없어 졸업식장에서 조는 모정이 참 애틋하다. 부모님들은 어쩌면 아이들 공부 뒷바라지에 아이들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예나 지금이나 졸업식장에서는 부모님께 졸업장과 꽃다발을 안겨드리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졸업생과 부모님이 함께 받는 졸업장! 그러기에 더 빛나고 소중한 졸업장이 아닐까.

 

이준관 |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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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긴 겨울을 견디고 나서 봄에 피는 꽃이 아름답고, 안개 낀 강가의 여름

철새들이 아름답고, 불타는 가을 단풍 아래의 꽃사슴이 아름답고,

하얀 눈이 내려 덮인 눈밭의 까투리 또한 아름답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인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 박범신 산문집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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