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졸업식장에서
졸업식장에서
엄마가 존다.
엊저녁 늦도록 마늘 깐 엄마가 존다.
누나 상 받는데 엄마만 못 본다.
몇 천 원 벌려고 마늘 더 까다가 제대로 잠 못 잔 엄마.
다른 엄마들 박수 소리에 놀라 눈떴다가 끄 ―으덕 끄 ―으덕
다시 존다.
-유미희 (1963~ )
▲유재일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찡하다. 옛날에 졸업식은 그랬다. 재학생 대표가 송사를 읽기 시작하면 훌쩍이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다가 졸업식 노래를 부를 때쯤이면 눈물바다로 변하곤 했다.
이 동시를 읽으면 집안 살림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쉴 겨를이 없어 졸업식장에서 조는 모정이 참 애틋하다. 부모님들은 어쩌면 아이들 공부 뒷바라지에 아이들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예나 지금이나 졸업식장에서는 부모님께 졸업장과 꽃다발을 안겨드리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졸업생과 부모님이 함께 받는 졸업장! 그러기에 더 빛나고 소중한 졸업장이 아닐까.
이준관 |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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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은 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긴 겨울을 견디고 나서 봄에 피는 꽃이 아름답고, 안개 낀 강가의 여름
철새들이 아름답고, 불타는 가을 단풍 아래의 꽃사슴이 아름답고,
하얀 눈이 내려 덮인 눈밭의 까투리 또한 아름답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인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 박범신 산문집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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