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소회를 쓰다
쌍백당(雙柏堂) 임광택(林光澤·1714~1799)
조선 후기 여항시인(閭巷詩人) 쌍백당(雙柏堂) 임광택(林光澤·1714~1799)이 하급 관료 생활을 마칠 무렵에 썼다. 무려 30년 세월 동안 태창(太倉·관원들의 녹봉을 맡아보던 관청)의 묵은 쌀을 급료로 받으며 견뎠다. 한창 젊은 시절 남들이 잘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하필 똥 구덕에 구르는 꽃잎 처지가 되었는지 안타까워한 적도 있었다. 이 자리를 퇴직해 떠나던 선배들을 보내며 나는 그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도 떠나서 이제는 그들처럼 가난을 감내할 시간이 다가왔다. 날이 추워져 대지가 얼어붙자 자벌레는 흙구덩이로 숨어든다. '주역(周易)'에서는 말했다. "자벌레가 몸을 구부리는 것은 장차 몸을 펴기 위해서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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