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고 또래 그만큼

무너미 2016. 1. 27. 20:58

[가슴으로 읽는 동시] 고 또래 그만큼


고 또래 그만큼

 

여울의 아기 붕어

다 커서 어디론지

가고 없어도,

 

고 또래 그만큼

그때 그 여울.

 

골목의 아이들

다 커서 어디론지

가고 없어도,

 

고 또래 그만큼

그때 그 골목.

 

김동극(1926~2014)

           ▲일러스트 : 이철원


여울에는 아기 붕어들이 모여 살고 골목에는 아이들이 산다. 다 커서 어디론지 떠나가도 여울과 골목에는 '고 또래 그만큼'의 아기 붕어와 아이들이 다시 모여 산다. 그래서일까. 여울은 아기 붕어 눈망울처럼 늘 맑고 골목은 아이들 소리로 늘 흥겹기만 하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고 또래 아이들이 사는 모습이다. 그때 그 여울에서처럼 아기 붕어는 언제나 신나게 헤엄을 치고, 그때 그 골목에서처럼 아이들은 신나게 공을 차며 논다. 그래서 한 해가 가고 다시 한 해가 와도 아기 붕어와 아이들이 사는 여울과 골목은 그때 그대로다. 여울과 골목에 뜨는 해도 그때 그대로 언제나 해맑고 눈부시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


'詩, 詩調. 童詩, 漢詩 > 가슴으로 읽는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에 돌아오시는 아빠  (0) 2016.02.10
섣달그믐  (0) 2016.02.03
돌아온 할머니  (0) 2016.01.20
벽지를 바르며  (0) 2016.01.13
눈사람의 비밀  (0) 201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