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섣달그믐

무너미 2016. 2. 3. 21:22

[가슴으로 읽는 동시] 섣달그믐



일러스트 : 이철원

섣달그믐

 

새해 아침 차례상

앞줄 왼쪽 두 번째에 놓을

밤을 깎으시는 할아버지

손자가 마주앉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할아버지 눈썹은 왜 희어지셨어요?"

"오늘 같은 섣달 그믐에 잠을 자서 그렇단다."

"저도 오늘 밤에 자면 눈썹이 한 올쯤은 희어지겠네요."

", 그렇다마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워하시는

할아버지 날줄과,

새해를 맞아 설렘에 부푼

손자의 씨줄이 한데 어울려

새로운 동화를 엮어낸다.

뜬눈으로 밤을 지샌다.

 

송근영 (1925 ~ )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이야기. 어린 시절에 누구나 그 동화 같은 이야기에 잠을 안 자려고 안간힘을 썼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설 명절을 맞을 꿈에 부풀어 섣달그믐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면 올해에도 크고 밝은 해가 솟으리라. '새해 아침 차례상' 같은 둥근 해가.

 

이준관 아동문학가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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