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안전벨트
안전벨트
전동차를 탄 오누이
초등학생 누나가 제 무릎 위에 앉힌 유치원 동생을 두 팔로 꼬옥 껴안으면서 말한다
"안전벨트 했다."
ㅡ김춘남(1955~ ) 마음을 쏘옥 끌어당기는 영화 한 장면 같다. 삽화 한 컷, 사진 한 장과 같다. 이렇게 다정해 보일 수가! 전동차 안에서 유치원 동생을 무릎에 앉혀 꼭 껴안고 있는 초등생 누나의 모습이. 껴안음은 통로다. 따스한 사랑의 통로. 이 오누이에겐 핏줄 통로다. 기특해라, 안아 주고 싶은 오누이. 대견해라, 어린 누나. 동생을 껴안곤 '안전벨트' 했단다. 어른들의 가슴을 마냥 데우고 적셔 준다.
옛날엔 부모가 일찍 세상을 뜨면 누나나 형이 그 빈자리를 대신 메웠다. 그것이 가족을 지키는 안전벨트 장치였으리라. 부모와 형제는 서로 안전벨트가 돼야 한다. 그럴 때 가족의 의미가 더 깊어진다. 이 오누이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의 안전벨트 노릇을 하고 있는가?
박두순 동시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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