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2

맑은 날

무너미 2017. 7. 27. 08:16


[가슴으로 읽는 동시] 맑은 날




맑은 날

 

아이가 울면서 갑니다.

아빠한테 혼나면서 갑니다.

그래도 아빠 손은 놓지 않고

아빠 얼굴 한 번 봤다

제 눈물 한 번 닦았다

하면서 갑니다.

 

정광덕(1971~ )

, 티 없이 맑은 어린이. 아빠에게 혼나면서도 아빠 손을 놓지 않는. 혹시 아빠가 떼어놓고 갈까 봐 아빠 얼굴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어린이. 그러면서 눈물을 쓰윽 닦고 아빠를 따라가는 어린이. 에이 아빠도, 아이를 이렇게 심하게

야단치다니. 어린이는 꾸중 듣고 눈물까지 흘리면서도 미움이나 원망의 눈빛이 없다. 이런 맑은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 동심에만 존재한다.

 

어른들 세계를 보라. 싫은 말 한마디에도 그만 마음눈 흘기면서 싸늘히 돌아서 등을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이 동시는 말한다. 어른들은 좀 배우라고. 싸우고 눈물도 채 마르기 전에 마주 보고 웃음 건네는 어린이들에게서. , 그런 아이를 구타하고 학대해 목숨까지 앗아가는 부모도 있다네. 무서운 세상에, 동심이 연출한 '맑은 날'의 풍경이 더없이 맑아 보인다. 제목이 왜 '맑은 날'이겠는가.

 

박두순 동시작가

출처 : http://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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