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배추흰나비
송송 낸 애벌레 같았다. 그런데도 그걸 망각하고 처음부터 자기가 잘나서 모든 걸 이룬 것처럼 으스대며 살아간다. 개구리 올챙이였을 때를 생각지 못하듯, 말썽꾸러기였던 애벌레 시절을 잊은 배추흰나비처럼. 겸허하게 자기를 좀 낮추고 지낼 일이다. 가끔은 기억의 창고에서 배추흰나비를 꺼내 날려본다면 가치 있는 삶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리라. 올해도 다 저물었다. 묻힌 한 해를 되짚어보며 가슴 찔리게 스스로를 성찰을 할 때이다. 이제 남은 며칠이라도 녹슬지 않게 닦고, 새해를 환하게 맞이해야겠다.
박두순 동시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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