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調. 童詩, 漢詩/가슴으로 읽는 동시

솟대

무너미 2013. 2. 23. 05:25

 

 

 

  

  

 

 

[가슴으로 읽는 동시] 솟대

 

솟대

 

나는 나무오리예요

 

다른 친구들처럼

물속을 헤엄치지도 못하고

꽥꽥 소리 내지도 못하지만

 

하늘 닿는

긴 장대 끝에 읹아

 

바람을 만나면

뱃사람들 이야기 들려주고

너무 세게 불지 말라 부탁하고

 

비를 만나면

아이들 가슴에 반짝반짝

따뜻한 별 하나씩

픔게 해 달라 꼭꼭 부탁해요.

 

                - 박예분(1964~      )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솟대의 나무오리는 마을을 지켜주는 지킴이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솟대를 세우고 흥겹게 농악을 한 해의 풍년과 마을 사람들의 안녕을 빌면서 솟대의 나무오리를 보고 있으면 정월 대보름에 오곡밥을 먹던 일이며 농악 소리에 휘영청 밝은 달밤에 달집을 태우고 쥐불놀이하던 일들이 떠오른다.

 

긴 장대 끝에 나무로 깎아 올려놓은 나무오리가 바람과 비와별을 만나 소원을 비는 모습이 참 예쁘다. 금방 하늘로 날아오를 것처럼 앉아 있는 나무오리는 희망의 새일 것이다. 하늘 닿는 긴 장대 끝에 나무오리가 앉아 있어 올해도 풍요로운 한 해가 될 것만 같다.

 

이준관·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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